하태임은 캔버스 위에 곡선의 여러 색띠를 중첩하는 '통로 Un Passage'를 대표작으로 색 자체, 색의 투명함에 집중한다.
프랑스 유학 당시 경험했던 소통의 어려움이 기저로 그의 그림은 언어를 초월한 내용없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.
작가는 배경 위에 10여 차례의 붓질을 통해 탄생한 컬러밴드들을 놓고 거기에 숨 쉴 틈을 준다. 모을 것들은 더욱 집적하고, 비울 곳은 더욱 비우는 형식을 통해 새로운 조화와 균형을 모색해 낸다.
작가는 작품 세계에 대해 '몸을 컴퍼스 삼아 문자를 지워내듯 붓질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색의 곡선이 나왔다. 길 Passage을 통과하면 다른 장소가 펼쳐진다. 내 그림 역시 궁극의 이미지에 닾기 위해 지나야 하는 수 많은 길 중 하나일 것이다'라고 강조한다.